디아스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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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이 색 저 색 마음대로 섞다보면 결국 거무튀튀하고 볼썽사나운 색이 된다.

우리의 마음이란 꼭 새깔의 이러한 속성과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는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억지로 섞이다 보면

불편함만 더해지고 끝에 남게 되는 결과 역시 신통치 않은 것이 된다.

대신 그 색을 실이나 옷감에 물들여 저마다의 색깔을 갖게 한 후,

그것으로 천을 만들고 옷을 마든다면 저마다의 색깔을 살린 아르마둔 옷이 된다.

이 색 저 색 무작위로 섞인게 아니라 두 가지 색의 조화를 생각하며 엮어냈기 때문이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 조화를 이루려면, 우선은 내가 가진 마음의 색깔을 분명해야 한다.

시시각각 바뀌고 뒤집히는 마음으로는 다른 마음과 만나서 조화를 이룰 수 없다.

내 마음의 색깔이 분명해졌을 때 마음의 끈을 내밀어 보자.

어느새 상대편으로부터 마음의 끈이 풀려 다가올 것이다.

그렇게 서로 풀려진 마음의 끈은 별다른 장치 없이도 스스럼없이 서로 닿아 말없이 연결된다.

진정한 교감이란

상대방을 나에게 구속시키건, 또는 내가 상대에게 흡수되면서이루어지는게 아니다.

나만의 색과 상대의 색이 서로 만나 걸림 없이 묶일 때 진정한 교감은 이루어 진다.

누군가와 마음이 통하지 않아서 힘들다면

누군가와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이가 되고 싶다면 

서로의마음이 맞닿아 진정으로 사랑을 나누는 사이가 되고 싶다면, 

상대의 색깔을 다치지 않게 하고 나의 색깔 또한 지켜나가는 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정교한 규칙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이 만나 조화로운 색깔을 만들어 내는 직조의 과정처럼,

서로의 마음이 이어지기까지에는 그렇게 부단한 노력의 과정이 필요하다.

어쩌면 어른이 되어 누군가와 하나가 되겠다는 전제로 힘들여 고백하게 되는 

'사랑합니다' 라는 한 마디는, 그런 부단한 과정의 끝에서야 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말인지도 모른다.

 

지금 내 곁을 지켜주는 모든 이들에게,

나는 그런 마음으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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